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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대에 선 그리스도 - 우리의 판단을 뒤흔드는 복음에 관하여

상품코드: 9788928643882

로완 윌리엄스 지음 | 민경찬, 손승우 옮김
비아
2018년 08월 31일
150 * 211 * 14 mm /404g
97889286438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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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편의 복음서에 등장하는 예수의 재판 장면의 의미를 다룬 로완 윌리엄스의 신학적 에세이로 2001년 캔터베리 대주교 선정 도서이기도 하다. 예수가 재판을 받은 사건, 혹은 법정에 선 사건은 그리스도교에서 가장 중시하는 사건인 십자가 사건과 부활 사건을 앞두고 일어난 사건이다. 그래서인지 네 편의 복음서가 모두 이를 다루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십자가-부활 이야기에 견주어 커다란 주목을 받지는 못했으며, 받더라도 이야기의 의미보다는 역사적인 논쟁거리로 다루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 책에서 로완 윌리엄스는 법정에서의 ‘재판’ 혹은 ‘심판’이 갖는 독특한 의미, ‘하느님과 인간의 상호심문’이라는 성격에 주목해 네 편의 복음서에서 이 재판을 어떻게 다루고 있는지 살피며, 이를 통해 어떻게 예수에 대한 진실이, 그리고 인간에 대한 진실이 드러나는지 밝힌다. 각 복음서 저자들의 고유한 관점을 살핌은 물론, 십자가-부활이 갖는 의미, 신앙과 신앙 언어에 대한 비판적인 성찰, 이 세계에서 그리스도교인이 지향해야 할 삶의 방식 또한 함께 논의한다. 
20세기 후반~21세기 초 그리스도교를 대표하는 사제-신학자의 핵심적인 면모를 살필 수 있는 동시에 그리스도교 신앙이 지닌 풍요로움과 깊이를 보여주는 저작이다.


저자 로완 윌리엄스 
1950년생. 104대 캔터베리 대주교. 웨일스에서 태어나 케임브리지 대학교 크라이스트 칼리지에서 신학을 공부했고 1975년 옥스퍼드 대학교 워덤 칼리지에서 러시아 신학자 블라디미르 로스키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D.Phil를 받았다. 1978년 성공회 사제 서품을 받은 뒤 학자이자 성직자로 활동을 병행했다. 학자로서는 케임브리지 대학 
교 교수를 거쳐 옥스퍼드 대학교의 레이디 마거릿 교수를 역임했으며 1989년에는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2006년에는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신학자에게 대학이 수여할 수 있는 최고 학위인 명예 학위DD를 받았다. 성직자로서는 몬머스의 주교, 웨일스 대주교를 거쳐 2002~2012년 11년간 잉글랜드 출신이 아닌 성공회 주교로는 최초로 
캔터베리 대주교로 임명되어 세계 성공회 공동체Anglican Communion를 이끌었다. 2013~2014년에 기포드 강연을 맡았으며 현재는 케임브리지 대학교 모들린 칼리지의 학장으로 재직 중이다. 영국 학술원 회원FBA이며 웨일스 학회 회원FLSW, 영국 왕립 문학 협회 회원FRSL이기도 하다. 
주요 저서로 『상처 입은 앎』e Wound of Knowledge(1979), 『부활』Resurrection: Interpreting the Easter Gospel(1982), 『아빌라의 테레사』Teresa of Avila(1991), 『그리스도교 신학』On Christian Theology(2000),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Christ on Trial(2000, 비아), 『아리우스』Arius: Heresy and Tradition(2001), 『성공회의 정체성들』Anglican Identities(2004), 『왜 과거를 공부하는가』Why Study the Past?(2005), 『신뢰하는 삶』Tokens of Trust(2007, 비아), 『도스토예프스키』Dostoevsky: Language, Faith and Fiction(2009), 『삶을 선택하라』Choose Life(2013, 비아),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것』Being Christian(2014, 복 있는 사람), 『제자가 된다는 것』Being Disciples(2016, 복 있는 사람) 등이 있다.


목차

캔터베리 대주교 서문 
들어가며 
01. 마르코 - 한밤중에 들리는 목소리 
02. 마태오 - 추방당한 지혜 
03. 루가 - 창문을 두드리는 소리 
04. 요한 - 결단을 촉구하는 빛 
05. 하느님의 밀정 -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교인 
06. 말 없는 응답 - 예수와 심판관들
 

책 속으로

저는 복음서 저자들이 예수의 심문 이야기를 어떻게 전하는지를 살피려 합니다. 그리고 이를 통해 그들이 예수에 관한, 그리고 예수를 둘러싼 진실을 어떻게 드러내는지 알아보려 합니다. 구약성서가 암시하듯 우리가 하느님을 재판에 부치려 하면 우리 자신 또한 심판대에 서게 됩니다. 이는 재판관들 앞에 선 예수와 마주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때 드러나는 것은 바로 우리 자신에 대한 진실입니다. 이 책은 바로 이를 성찰하고자 합니다. 더 나아가, 후반부에서는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 순교자들이 겪었던 시험을 살피고 예수를 심판한 재판관들의 특징, 그리고 그들이 맞이했던 운명을 오늘이라는 맥락에서 재구성해보려 합니다. 예수에 대한 심문은 하느님에 대한 심문인 동시에 우리 자신에 대한 심문입니다. 심판대에 선 그리스도는 인간과 하느님, 하느님과 인간의 상호 심문을 뜻하며, 그렇기에 이 재판 
은 단순한 역사 기록에 그칠 수 없습니다. 이는 신앙의 삶을 살아가는 매 순간 또다시 살아나 일어나는 현재의 문제입니다.---p.17 

이 세계는 온갖 악령으로 가득합니다. 고통이 끊이질 않습니다. 권력이 끊임없이 남용됩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예수가 누구인지를 진정으로 표현할 수 있는 말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이러한 세계에서는 그에 관해 어떻게 말하든 간에 입 밖으로 나오는 순간 이 세계가 지닌 광기의 옷을 입기 마련입니다. 이러한 세계에서 예수에 대해 무 
슨 말을 듣든 사람들은 그를 세상의 권력을 탐하려 하는 또 다른 야망가로, 모든 일을 제 마음대로 결정하는 무책임한 폭군으로 재단할 것입니다. 이 세계의 말들로 예수를 묘사하는 순간, 그는 이 세계 ‘안에서’ 자기 자리를 차지하려 하는 여러 경쟁자 중 한 사람이 되고 맙니다. 그는 ‘비非진리’의 일부로 전락합니다.---p.34 

하느님에 관한 우리의 이야기가 안전과 안정감을 구하는 인간의 이야기를 종교 언어로 풀어낸 것에 불과하다면, 역설적으로 우리는 구원에 대해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게 될 것입니다. 그러한 이야기는 이 부조리하고 폭력적인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길과 결정적인 차이, 절대적인 차이를 갖고 있는 이야기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종교의 세계에는 이미 초월에 관한 무수한 이야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여기에 맞서 마르코는 복음서 이야기를 통해, 무엇보다도 심판대에 선 예수 이야기를 통해, ‘초월’이라는 말에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우리에게 도움이 된다고 여겨지는 것, 우리에게 안정감을 가져다주는 것을 상상 할 수 있는 최대치로 끌어올려 투사한다면 우리는 결코 ‘초월’에 대해 적절하게 생각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이 세계가 나아가고 있는 길이 결코 궁극적인 길이 아니며 유일한 진리가 아님을 깨달을 때, 그때 비로소 초월은 우리에게 다가와 우리를 놀라게 할 것입니다.---p.49 

십자가, 곧 십자가에 매달린 이에 대한 상징이 그리스도를 알아차리게 하지 못한다면(그리고 그 자신이 이를 알 
아보았음을 드러내지 못한다면) 그것은 텅 빈 기호에 불과합니다. 십자가가 그저 자신이 겪고 있는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럴싸한 방법이라면, 십자가가 그저 인간의 고통을 추상화한 상징에 불과하다면, 우리가 십자가에 주목하는 것이 그저 고통에 매료되게 하기 때문이라면, 이는 진정한 의미에서 예수의 십자가라고 할 수 없습니다. 그렇기에 
설사 타인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집단, 타인에게 폭력을 휘두르기로 공모한 집단이 십자가를 자신들의 증표로 삼는다 할지라도 그것을 예수의 십자가라 할 수는 없습니다.---p.91 

잉여 인간 취급당하는 사람, 우리가 그 자리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사람, 우리가 제공하는 복지의 안전망에 들어와 있지 않은 사람, 이 세계가 제시하는 기준에 맞지 않는 사람은 우리에게, 이 사회에게 우리 고유의 한계들과 이 사회 고유의 문제점들을 상기시킵니다. 우리가 (우리 자신의 척도로 삼는) 이 세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면 인정할수록, 
우리는 이 세상에서 배제되고 이 세상이 제공하는 것들을 받지 못하는 이들의 운명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를 받아들인다 해도 이러한 사람들을 어떻게 돌봐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할지도 모릅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아무런 생각도 떠오르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이룰 수 없는 연결을 하느님께서 이루시고 그 가운데 당신을 드러내심을, 우리는 조금씩 또 조금씩 감지할 수 있게 됩니다.--p.110~111 

그리스도인이 이 세상에 속하지 않았다고 했을 때 이는 이 세계가 스스로 만드는, 왜곡되고 파괴적인 주장을 거부함으로써 세계를 진실로 긍정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교 신앙은 우리를 둘러싼 체제들이 우리가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는 주장을 거부합니다. 물론 우리 자신이 이미 이 체제들에 얽매여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이를 넘어선 대안들이 언제나 분명하게 보이지는 않습니다. 그렇기에 우리는 이 세계와 타협하고 이를 참회하며 살아가고, 또 살아가게 될 것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우리는 이 세계를 관리하는 이들이 제시하는 선택지에 안주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실현 가능한 유일한 선택지로 받아들이지도 않을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인류가 다른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다는 믿음을 굳건히 유지합니다. 우리 자신이 복음을 이야기함으로써, 그리고 복음이 다른 이들의 삶에 미친 영향을 기억함으로써 우리는 이 믿음을 더 생생하게 유지하고 구체적으로 살아냅니다. 우리는 우리가 어디에 서 있는지를 인식하고 우리의 현 상태를 정직하게 받아들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 세계의 관습과 이치에서 한 발짝 떨어져 나올 때 오히려 이 세계와 지금 이 순간, 우리를 둘러싼 상황을 분명하고 진실하게 볼 수 있음을 압니다. 그리스도인이 가야 할 길은 이 세계에서 일어나는 끊임없는 갈등들, 이 세계 
가 저지르는 끊임없는 잘못들 가운데에서도 이 세계가 관습적으로 하듯 상황을 윤색하지 않고 정직하게 그리고 새롭게 상황을 보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의 시선을 사로잡으려 하는 이념들이나 생각들에 눈을 돌려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살과 피로 이뤄진 지금 이 순간을 바라보기 위해 온 힘을 기울여야 합니다. --p.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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